
마르지 않는 월급을 만드는 법
은퇴까지 10년, 매주 한 걸음 ⑥
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. "은퇴하면 모아둔 돈에서 필요할 때마다 빼 쓰면 되는 거 아닙니까." 틀린 말은 아닙니다. 그런데 그 방식에는 한 가지 숨은 위험이 있습니다. 얼마…
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. “은퇴하면 모아둔 돈에서 필요할 때마다 빼 쓰면 되는 거 아닙니까.” 틀린 말은 아닙니다. 그런데 그 방식에는 한 가지 숨은 위험이 있습니다. 얼마나 오래 사실지, 그리고 그동안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입니다.
지난주까지 소셜시큐리티로 확인하신 금액과, 두 주 전에 적으신 자산 목록의 부족액을 다시 꺼내 보십시오. 오늘은 그 부족액을 매달 마르지 않는 월급으로 바꾸는 원리를 보겠습니다.
1. 돈보다 오래 사는 것이 진짜 위험입니다
은퇴 자산을 계좌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인출하는 방식을 ’체계적 인출’이라고 합니다. 흔히 쓰는 기준이 연 4퍼센트인데, 이 숫자는 시장이 평균적으로 움직인다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.
문제는 은퇴 직후 몇 년간 시장이 크게 떨어지면 벌어집니다. 예를 들어 백만 달러로 은퇴하신 분이 첫 2년 사이 시장이 30퍼센트 빠지는 동안에도 매년 4만 달러씩 꺼내 쓰셨다면, 남은 원금이 회복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줄어듭니다. 같은 인출률이라도 은퇴 시점에 시장이 어땠는지에 따라 20년 뒤 잔고가 완전히 달라집니다. 이것을 수익 순서 위험이라고 부릅니다.
더 무서운 것은 이 위험이 언제 닥칠지 미리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. 2000년에 은퇴하신 분과 2010년에 은퇴하신 분은 같은 금액, 같은 인출률로 시작하셨어도 20년 뒤 잔고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. 본인이 하필 시장이 나쁜 해에 은퇴하시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. 그래서 인출 전략만으로는 이 위험을 완전히 없앨 수 없고, 애초에 얼마를 시장 변동에 노출시킬지를 따로 정해두어야 합니다.
2. 인컴에는 성격이 다른 세 가지 원천이 있습니다
첫째는 소셜시큐리티처럼 살아있는 동안 금액이 정해져 나오는 돈입니다. 둘째는 개인연금처럼 자산의 일부를 평생 지급으로 전환해 둔 돈입니다. 셋째는 401k나 IRA에서 그때그때 꺼내 쓰는 투자자산입니다.
앞의 두 가지는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든 정해진 금액이 들어옵니다. 세 번째는 시장 상황에 따라 인출 가능한 금액과 지속 기간이 달라집니다. 이 셋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’내 은퇴자금’으로 뭉뚱그려 보시면, 정작 필요할 때 어디서 얼마를 꺼내야 안전한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.
3. 바닥부터 깔고, 그 위에 쌓으십시오
실전에서 권해드리는 순서는 이렇습니다. 먼저 집세나 모기지, 식비, 보험료처럼 매달 반드시 나가는 필수 생활비를 계산하십시오. 그 금액을 소셜시큐리티와 연금 같은 확정 인컴만으로 덮을 수 있는지 확인하십시오. 이것이 ’바닥’입니다.
바닥이 깔리면 여행이나 취미처럼 줄여도 되는 지출은 투자자산에서 형편에 맞게 꺼내 쓰시면 됩니다. 시장이 좋은 해에는 조금 더, 나쁜 해에는 조금 덜 쓰는 식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. 바닥이 없는 상태에서 전부를 투자자산에 의존하시면, 시장이 나쁜 해에도 생활비를 줄일 수 없어 원치 않는 시점에 손실을 확정 짓게 됩니다.
바닥과 여유 지출을 나누는 이 작업을 저는 ’두 개의 통장’이라고 부릅니다. 하나는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든 매달 같은 금액이 들어오는 통장, 다른 하나는 형편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하는 통장입니다. 두 통장을 나누어 두시면, 뉴스에서 시장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으셔도 이번 달 월세와 식비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. 이것이 은퇴 후 심리적 안정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.
[플러스 팁] 물가도 함께 계산하셔야 합니다
소셜시큐리티는 매년 물가에 맞춰 자동으로 조정되지만, 고정 지급형 연금은 처음 정한 금액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. 20년 뒤 같은 금액이 지금과 같은 구매력을 갖지 못한다는 뜻입니다. 바닥을 설계하실 때는 물가 상승률까지 감안해서 여유를 두시기 바랍니다.
마치며
이번 주 숙제입니다. 두 주 전에 적으신 자산 목록 아래에 매달 나가는 필수 생활비를 한 줄로 적으십시오. 그리고 그 금액을 지금 확보된 확정 인컴, 즉 소셜시큐리티만으로 덮을 수 있는지 표시해 보십시오. 덮이지 않는 만큼이 앞으로 10년 동안 메워야 할 바닥의 크기입니다.
다음 주에는 이렇게 만든 인컴에 세금이 어떻게 매겨지는지, 그리고 401k와 IRA와 일반 계좌 중 어느 것부터 꺼내 써야 세금을 줄일 수 있는지 인출 순서를 살펴보겠습니다.